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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대양주 총회를 참석하고

2018.07.21 16:08

조회 수:27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교단은 대양주 한인 예수교 장로회입니다. 그리고 자매교단으로서 한국의 고신 총회, 미국의 재미고신총회, 유럽의 고신총회가 있습니다. 대양주 고신총회는 3개의 노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호주노회를 위시해서 뉴질랜드 노회 그리고 아시아 노회입니다. 아시아 노회는 멀리는 인도를 포함하여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목회하거나 선교하시는 우리 교단의 교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퍼스는 거리상 아시아와 가깝다고 해서 아시아 노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3개 노회가 돌아가면서 총회를 호스팅하고 있는데 올해는 호주 노회가 호스팅할 차례였습니다. 그러나 호주에서 총회를 하지 않고 한국의 고신총회의 협조를 받아 부산 영도의 고신대 손양원 기념관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교단에는 한국의 고신에서 신학을 공부하시지 않고 호주에서 신학을 하시고 목사 안수를 받으신 분들이나 타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신 후에 저희 교단에 가입하신 목사님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아무래도 교단 정체성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고신의 여러 기관들을 방문하고 한국 고신의 목사님들과 교류를 직접 경험하면서 한국 고신의 실체를 경험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한국에서 대양주 총회를 한 것입니다.

 

총회를 하는 도중에 고신대학교로부터 점심식사 대접을 받았는데 식사를 하기 전에 학교에서 준비한 작은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성악가들의 찬양과 악기 연주로 구성된 작은 음악회였지만 은혜가 충만한 음악회였습니다. 그리고 대양주 총회를 따듯하게 환영하는 사랑의 마음이 느껴지는 음악회였습니다. 아마도 저희 대양주 총회를 환영하는 일을 진두지휘하셨던 총장 장로님이 성악을 전공한 분이어서 그런 준비가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숙소인 해운대 호텔에서 영도의 고신대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저희를 안내하는 학생들과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환한 미소를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정말 환영받는 느낌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피지에서 유학 온 한 청년의 찬양이었습니다. 총장 장로님으로부터 소개된 그 청년은 피지의 고신출신 현지 선교사의 추천으로 유학을 오게 된 청년인데 탁월한 음악적 재능으로 국내의 모 음악 오디션에서 일등 한 한국에서는 꽤 알려진 청년이라고 합니다. 그 청년에게 총장 장로님이 피지로 돌아가지 말고 한국에서 같이 사역하자고 제안을 했더니 그 청년이 말하기를, 지금 피지에는 꿈이 없이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답니다. 이제 자신이 받은 은혜를, 자신이 경험한 꿈을 피지의 젊은 청년들과 함께 나누어 그들이 분명한 꿈을 갖고 살도록 하는 사명을 하나님이 주셨기 때문에 조국 피지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면서 정중하게 거절하더랍니다. 거절을 당했지만 장로님은 그 제자가 참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총장님은 고신대를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보내고 싶은 대학으로 양성하기를 원하다고 하면서 그냥 평범한 대학이 아니라 선교대학으로서 특성화된 대학으로 만들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 중에는 아직 믿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데 지금 전도하기 아주 어려운 시기에 이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vip이기에 이들의 전도를 위해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녁에는 고신의료원을 방문해서 복음에 기초한 병원운영의 비전을 들을 수 있었고 고신의료원의 전신인 복음병원을 실질적으로 세우고 운영했던 고 장기려 박사의 생전 숙소을 방문하면서 그분의 삶과 신앙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장기려 박사는 이북에서 아들 하나만 데리고 월남해서 돌아가실 때까지 북한에 두고온 아내를 만나지 못했지만 평생을 재혼하지 않고 살았던 분이셨습니다. 그는 병원의 한 구석에 옥탑방 같은 숙소를 꾸미고 그곳에서 환자들의 진료에 전념하면 사셨던 정말 청렴하신 분이셨습니다. 고신의료원이 그분의 정신을 본받는다면 이 시대의 다른 병원들과 차별화된 병원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원장대행으로 병원을 소개했던 교수님이 제가 옛날에 지도했던 교회의 대학부 학생이었었는데 이제는 의대의 교수가 되어 병원의 리더로 사역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이젠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저희는 부산을 떠나 대전의 선교본부를 방문했습니다. 교단의 모든 선교정책, 실제적인 선교행정 그리고 훈련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교단선교를 진두지휘하는 선교의 산실이었습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선교본부가 차지하고 있는 건물과 부지가 원래 미북장로교 소속 선교사들의 숙소와 선교사무실이었는데 그들이 본국으로 철수하면서 저희 교단에 기증하고 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땅과 건물은 상당한 규모의 재산임에 분명한데 그들은 한국 고신 교단의 선교를 위해서 아낌 없이 기증했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 고신 출신의 선교사들도 현지에서 이루어 놓은 부지라든지 건물을 일선 선교사의 사역을 마치고 본국으로 철수할 때에는 같은 방식으로 선교지 현지인 교단이나 사역자에게 이양하고 오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대전을 떠나 총회원 일행은 천안에 있는 신학대학원을 방문했습니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원장님 이하 여러 교수님들과 직원들이 출근해서 저희들 일행을 따듯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학교소개를 통해 학교가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나 이제까지 방문한 여러 기관들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은 이제 한국 교회는 규모를 늘리고 몸집을 키우는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많고 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그리고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교단의 기관들이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고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새삼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학대학원에서는 고신교단의 태동에 대한 여러 동영상과 기념 박물관을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한 신앙의 선배들의 일사각오의 믿음의 기초 위에 고신 교단이 세워졌음을 깨닫고 배우는 중요한 교육 현장이었습니다. 해방이 되고 출옥한 목사들과 성도들은 그러나 한국교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목사들이 신사참배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신교단의 시작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과였습니다.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과거의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은 채 친일했던 세력이 국가 전반에 걸쳐 여전히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는 행태가 교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과거에 대한 바른 청산 없이 해방 이후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고신의 출범은 필연적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사참배했던 대부분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신사참배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자성 없이 강단에 서고 교단 정치의 실세로 한국교회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대해 출옥성도들은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출옥성도에 대한 축출로 이어지고 되었고 축출된 출옥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교단이 바로 고신입니다. 이러한 교단의 정체성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되고 있는 과거 청산에 대한 인식과 맞물려 있어서 한국교회의 개혁과 회복, 나아가 한국 사회의 개혁과 회복에 선한 영향력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고신 교단의 여러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가의 문제입니다. 고신 교단은 한국에서 규모와 사이즈에서 대표성을 지닌 이른바 큰 교단이 아닙니다. 규모로 치자면 중상 정도의 교단입니다. 그러나 규모를 키우고 몸집을 불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살이 찌는 것이 곧 건강한 것이 아닌 원리와 같습니다. 몸집이 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냐가 중요한 것처럼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에서 가졌던 대양주 총회는 의미 있는 총회였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교단의 정체성 확립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정체성 나아가 목회의 정체성, 신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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