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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서민의 애환

2018.05.04 17:40

조회 수:26

지금 한국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이슈 중의 하나는 대한항공 오너 가족의 갑질 행위입니다. 회장의 막내 딸인 아직도 새파랗게 젊은 이 여성은 지금 대한항공의 전무라고 하는 거의 회장, 사장 다음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광고회사 직원들에게 화가 나서 막말을 해대고 그것도 모자라 물을 끼얹고 물컵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녀의 언니는 지난 번에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을 위해 출발한 비행기를 회항시켰고 승무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저질렀던 일로 크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입니다. 들어보니 그 집의 아들 또한 비슷한 전과가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일이 세간에 알려지고 나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는데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피해자가 두 사람인데 한 사람은 이 사건을 문제 삼지 않기를 원한다는 기사였습니다. 분명 치욕스러운 모욕감을 느꼈을 텐데 왜 문제 삼지 않으려 했을까요? 왜 이런 불의에 과감하게 맞서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사건으로 인해 받게 될 경제적 데미지를 생각해서 일 겁니다. 그가 걱정한 것은 이 일로 광고가 끊어지면 입게 될 경제적 피해일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지금은 불황이라고 합니다. 다들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때입니다. 그 광고회사가 대한항공이라고 하는 대기업의 광고를 따내기 위해 그간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를 생각한다면 그는 자기가 모욕을 당해도 광고가 끊기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는 자기가 당한 모욕보다도 이 일로 광고가 끊겼을 때 겪을 가족의 고통을 더 걱정했을 겁니다.

 

이번 일이 터지자 익명의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동안 부끄러워서 숨겨왔는데 저런 소리를 들으며 회사 다닌다는 걸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터무니 없는 갑질을 감내하면서 지낸 것보다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더욱 두려웠던 그 회사의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아픔이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자고로 월급은 참아서 버는 돈, 월급이 욕값이라는 월급쟁이들, 특히 을의 위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조 섞인 말을 생각할 때 이 사건이 더 이상 비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입을 다물고 있는 광고회사의 직원인지 사장인지 하는 사람의 침묵을 어느 누구도 감히 비겁하다고 말할 순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도하는 한 방송사는 논평을 하면서 이런 시를 소개했습니다. –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오늘도 모욕적인 말과 모욕적인 환경을 참으며 가족의 뜨거운 밥을 위해 일하는 그들의 침묵에 대해 누가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사건을 접하면서 혹시 우리 교인들 중에서도 저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호주라는 사회가 한국보다는 좀더 인간적이고 상식적이긴 해도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기에 그런 비슷한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때로 무시 당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가족들의 뜨거운 밥을 위해 묵묵히 참고 견디는 우리 형제들이 있다면 하나님의 참된 위로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그리고 힘을 내십시오. 하나님은 여러분들의 가족을 위한 수고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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